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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객주’ 김주영작가의 영원한 고향 청송군 진보면 ‘청송객주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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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객주’ 김주영작가의 영원한 고향 청송군 진보면 ‘청송객주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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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청송은 멀고 긴 여정만큼이나 춥다. 길은 두갈래, 포항에서 영덕을 거쳐 동청송IC로 진입하거나 상주에서 영덕방면으로 가다 청송IC나 동청송IC로 진입하는 길이있다. 사방팔방으로 길게 늘어진 산능성이의 물결, 길가엔 과수원입구마다 나그네에게 팔기위한 사과행렬이 줄을 잇는다.

 

사과집산지인 청송의 향취가 거리곳곳에 펼쳐져 있다. 보부상들이 걸었던 백년전 그 시간속에서도 이런 풍경이 있었을까. 그 길을 따라 소설 ‘객주’의 본무대인 진보면을 찾았다. 전국에서 군행정의 중심지인 읍보다 면의 인구가 더 많은 곳, 인구 6천여명의 진보면의 중심에 자리잡은 ‘객주전통시장’에 들어서자 마자 나그네를 맞이하는 건 ‘청송객주국밥’이다.

 

조선의 보부상을 그린 이야기로 1980년대 베스트셀러였던 김주영 작가의 소설 ‘객주’의 본무대 진보장터에서 만난 객주국밥집은 그 존재만으로도 깊은 역사적 맛을 지니고 있는 듯 했다. 미닫이 문을 열고 들어서니 여주인 최분남씨(58)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다소 때늦은 점심시간, 한차례 손님들이 다녀간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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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주인장이 내준 소고기국밥 한상을 받고 숟가락을 들었다. 아무런 말없이 뜨끈한 국물을 한 숟갈 음미해보니 역시 예상대로였다. 아득한 맛이 그곳에 있었다. 시골 잔칫집마당에서나 느낄수 있는 소고기 육수와 시래기가 어우러진 그 깊은 그 맛은 고향의 맛이었다. 허기진 나그네에게 국밥은 말보다 앞섰다. 정신없이 한 그릇을 비우고 여주인에게 고개를 돌렸다.

 

…이집이 청송을 대표하는 국밥집이라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내력을 좀 말해줄 수 있나요. 머뭇거리던 여주인 최분남씨가 신분을 밝히자 한가한 틈을 이용해 자리잡으며 말했다. 원래 원조국밥집의 주인공은 어머니라고. 그러니까 작고한 친정어머니가 진보장터에서 국밥집을 운영했고, 한동안 명맥이 끊기다 7년전부터 그녀가 어머니의 대를 이어 재개업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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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결혼후 큰아들이 여섯 살 무렵 진보로 내려왔다고 했다. ”저는 고향이라 좋지만 서울사람인 남편은 주저했지요. 그래도 지금은 저보다 더 좋아한답니다. 꼬마였던 아이들도 벌써 서른하나, 스물여덟로 장성했구요. 도시만큼이나 경쟁하지 않아도 살아갈수 있는 여유가 좋네요. 아이들도 늘 피부질환을 달고 살았는데 이곳에 오고난이후부터 병을 잊어버렸답니다. 마음이 편하고 도시처럼 아등바등 살지않아도 되는 것이 가장 좋은 점인 것 같아요. ”

 

…그녀가 기억하는 진보장터는 어떤 곳이었을까.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장날마다 공연을 펼치는 약장수들이 2개팀이나 올 만큼 흥청거렸던 곳이에요. 소설 객주에 나오는 보부상들이 전국각지에서 진보장터를 찾아들 듯 그렇게 많은이들이 북적거린 것 같아요. 그런데 이제 인구도 줄어들고 대형마트들이 많이 생겨나 명성을 잃어버린 것 같아요. 아직도 고향사람들이나 진보장터의 추억을 못 잊는 어르신들이 찾고 있지만 옛날만큼 못하죠” 아쉬워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아련한 진보장터에 대한 옛 그림자가 가득 담겼다. 건물이 현대화 됐네요. 언제부터 이렇게 바뀌어쬬. “7년전부터 시장현대화 사업으로 새로 증축됐어요. 약 40개 점포가 들어서 있는데 손님들이 줄어 걱정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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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 작가님이 청송에 오실때마다 이 식당에 들른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어떤 사연이 있나요? “작가님의 고향이 바로 이곳 진보장터니까 당연히 이곳에 오시죠. 생가도 복원해서 살고 계신답니다. 한달중 일주일 정도는 서울에서 진보로 오시는데 항상 우리 식당에 오시죠. 돌아가신 어머니와는 앞뒷집에 살았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오실때마다 소고기 국밥을 드시면서 많은이들에게 알려졌죠. 요즘은 막걸리에 두부김치도 즐겨드신답니다.” 김주영 작가 덕분에 그녀의 국밥집에도 촬영차 서울에서 내려오는 PD들이나 작가, 기자들의 단골식당이 돼 자연스럽게 유명세를 타고 있다고.

 

…객주국밥 맛을 보니 깊고 그윽한 육수와 향취가 가득한데요. 어떤 비결이 있나요? “정성이죠. 솔직히 국밥 팔아서 남는 게 없어요. 한그릇에 7천원에 팔다가 지난 10월부터 손님들이 요청해 8천원에 팔고 있어요. 그래도 진보장터의 명성을 지켜야 해서 국밥을 만들고 있어요. 국밥 한솥을 끓이려면 24시간 4일동안 불을 지펴야 해요. 그렇게 고우지 않으면 육수맛이 우러나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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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도움이 없다면 국밥 끓이는 일도 하기 힘들 만큼 손이 많이 가는 일이에요. 한솥을 끓이면 1천2백 그릇정도의 국밥이 나온답니다.” 낮손님이 많지않아 밤에는 실내포차로 전환한다는 그녀는 인근 직장에 다니는 술손님들의 발길로 그럭저럭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요즘에는 멀리까지 소문이 퍼져 서울이나 부산, 대구 등 전국각지에서 통신주문으로도 많이 팔리고 있다고 한다. 보부상들이 먹던 객주국밥이 이젠 현대문명의 도움을 받고 있는 셈이다.

 

청송을 통틀어 유일한 소고기 국밥집이라는 그녀의 자부심은 어쩌면 어머니에게 대물림밥은 마지막 자존심일지도 모른다. 며칠있으면 김주영 작가님이 오실거라며 설레는 그녀. 소설 ‘객주’의 저자 김주영작가의 발길도 늘 고향으로 향하는 것은 보부상들이 즐겨찾던 진보장터 소고기국밥의 깊은 맛 때문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상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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